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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터 스토리/루인 섀도어

구제불능 악마의 한탄

by 쩡만이 2022. 6. 15.

우린 신에게도, 인간들에게도, 악마들에게도 버려진 구제불능.
아무에게도 손을 내밀지도, 도움 따위 받지 않아도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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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외 받는 삶은 창피하고 두려우니까.
어둠 속으로 숨어 약한 면을 꿰뚫며 비겁하게 싸우는거다.

그래도 이런 신념은 나름대로 꺾이지 않아서,
욕구에 충실한 우리는 거짓된 모습 따위 보이지 않아.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며 떠도는 존재라도,
그의 내면에 남아있는 차가운 분노와 시기는 사라질 일이 없고.

초월적인 존재와 손을 맞 잡아, 새로운 힘을 깨달아도,
공허감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며 꿋꿋히 버텨내고.

내면의 어둠을 받아 들여 각성한 죄인이라도,
이뤄내지 못 한 복수에 대한 칼날을 여러번이곤 갈고 있고.

운명을 달리하여 커다란 힘을 받아내는 그릇이 되더라도,
자신의 정체성 따윈 잊어버리며 그저 충실히 이행하고 있을 뿐이고.

결국 모든 걸 놓고 영혼마저 가둬버린 광인이라도,
사실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는 약해 빠진 존재일 뿐이다.

그 후 이어지는 여러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비극만이 가득하고,
보답받는 일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바램과 은혜를 배신하고 자신의 길을 나아가더라도,
마음 속에 남은 나약함이 온 몸을 갉아먹어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인간의 편에 서서 위험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자처해도,
알아봐주는 사람 따위 존재하지 않는 혼자만의 싸움일 뿐이고,

커다란 세계에 갇혀 조종 당하고 있는 꼭두각시 신세라도,
완전하지 않음을 깨닫고 그 알에서 나와 넓은 세상을 향하고,

자신의 길에는 항상 불행과 그림자가 따르는걸 깨달은 자도,
의미 없는 살육만을 반복하며 영생을 낭비할 뿐이다.

우리 같은 녀석들에게 어떤 구원의 말을 해도 귀를 막고.
들으려하지 않는건 당연하지 않은가?

착한 일을 해도, 나쁜 일을 해도. 어디론가 확실히 향할 수 없는
불쌍하고 가여운 영혼들.

쓸데 없이 오래 살며 인간의 파멸과 끝을 함께 할 운명.
빛이 아니더라도, 숨이 트일 구멍은 언젠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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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고 있을테니, 천천히 오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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