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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나야기 테라

After 1#

by 쩡만이 2021. 11. 23.

감금 1개월 후


" 나가주세요. (말을 거는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 "

 

여기와서 한번도 대화를 해본 적 없다. 그 누구에게도, 그저 나가라는 말만 몇주째 반복 하였다. 아니면 이불을 덮고 말하기 싫다는걸 몸으로 표현하거나. 여기 있는 사람은 절대 믿을 수 없었다. 난 그저 입원한 병자고, 그 쪽은 그저 날 귀찮게 구는게 업무인거겠지, 처음엔 나가게 해달라고 울면서 빌었다. 너무 둘이 보고 싶었다. 혼자선 너무 외로워서 죽을거 같이 괴로웠다. 불로 흉부를 지진 느낌이 날 정도로 뜨겁고 아파왔다. 그럴때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난폭하게 굴었으니까 날 기절시켰겠지. 그 후 몇일동안 내가 얌전하게 말할때까진 손을 결박한 채로 지냈으며,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용건이 있으면 침대에 있는 버튼을 힘겹게 눌렀다. 정말 인간 그 이하가 된거 같아 너무 처량해보였다. 내 자신이. 가끔은 이렇게 된거라고 생각하는 원인을 원망한다. 눈 말이야 시력, 망할. 유전병? 끝까지 그 여자를 저주하게 된다. 이빨을 꽉 깨물고선, 죽어버리라고 혼잣말을 반복한다. 왜 날 얌전히 두지 않는거야. 내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 그렇게 느끼는게 되게 웃기지만, 갑자기 와서는 진정제를 투여하고, 내 팔에 꽃힌 링겔을 바꿔 끼지 않나. 아침과 점심, 저녁 밥을 억지로 먹이고는 약을 먹이질 않나. 눈이 안 보이니까 아무것도 의지대로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죽고싶었다. 우울해져선 계속 우는 날도 있을 정도다. 탈수로 쓰러질 정도로. 그럼 그제서야 일어났을때 물을 먹이고. 그냥 내가 지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사람이 될때까지 날 감시하고 죽으려하면 당근을 주는, 이게 뭐야, 짐승새끼랑 뭐가 달라. 그 와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니 얌전해 진거 같아서 다행이라는 말이 들려온다. 다루기 쉬워졌다는거 아냐? 솔직하게 말하지.

 

" 말 하고 싶지 않아요. (힘 없는 목소리로 질문을 끊는다.) "

 

그리고, 내가 오랜 기간 여기에 있었는데도.. 왜 그 둘은 날 보러오지도, 연락조차 없는거지. 아.. 역시 난 혼자가 되었구나, 다시 원래 그랬던거 처럼. 애초에 날 가둔건 두명이였으니까, 처음부터.. 이러려는 생각이였던건가, 몇 안되는 믿었던 사람이였는데, 크게 배신 당한 느낌이다. 그 애는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갔겠지, 인간 가치도 없는 부모님에게 돌아가선, 원래 살던 일생을 살고 있을거야, 내가 그렇게 가지 말라고 하고, 약을 숨겼는데도 끝내 찾아내선. 시간이 지날 수록 정이 든다는 말... 분명 그랬는데, 과거엔 그랬지. 한창 내가 모든게 미숙했던 사람이였을때, 날 받아준 너였으니까. 그때는 정말 누구에게도 꿇리지 않을 만큼 행복했어, 죽으려는 생각 조차 들지 않았어. 오히려 계속 살수 있는 힘을 얻어갔으니. 처음으로 심장 고동이 뛰는걸 알려준 너. 나의 처음을 같이 옆에서 함께해줬었는데... 갑자기 사라져선, 계속 찾아다녔지만 소용 없었고, 아마. 그때 부터 였을까. 지독한 괴롭힘에 시달렸던건. 정신병원을 갈 틈도 없이 찾아다니는 바람에 상태가 악화되었던걸까. 그래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근데 왜. 넌 갈 수록 나를 향한 표정이 혐오로 바뀌는거야, 왜? 네가 없는 사이에 노라도 살려냈고, 나름대로 잘 살려고 노력했어. 너가 돌아오면 노라를 소개 시켜주려고. 죽었던 내 친구라면서. 하지만 그 망할 부모놈? 널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야. 정신차리라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어. 그래서 좀 과격한 방법을 쓴건 맞지, 하지만 그 후 계속 괴로웠어 나도. 말로 해도 듣지 않았잖아!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람이 가르쳐줬는걸, 내가 잘해줘도 몸을 떨면서 거부했던 너가 이해 되지 않았어, 시력이 점차 나빠져도 시선은 널 향해 고정되어 있었어. 근데 결국 보답이 이거야? 오랜 기간 동안 혼자 방치해 놓기? 내가 둘 다 어떻게든 되돌려 놓기 위해 힘썼는데. 다시는 죽지 않을 불멸의 몸을 주었고, 네가 잘못된 생각 하지 않게 옆에서 네 편이 되어주었어. 이걸론 부족한거야? 무언가 더 필요했어? 그럼 뭐라도 말을 했어야지, 소중한 사람이라면 일단 들어줬을텐데. 도대체 뭐가 불만이였던거야. 내가 병자인거 때문에? 억지로 과거를 파해친게 누군데, 말하고 싶지 않던 비밀을 알아내선... 차가운 독방에 날 가뒀어. 하지만 그래도 너희들과의 이별은 생각할 수 없어, 너희가 없으면 난 다시 혼자야. 어두컴컴한 고독의 늪에서 익사해서 죽을게 뻔해. 왜 오지 않는거야? 이젠 내가... 필요 없어? 완전히 잊어버린거야.. 그래서 찾아오지 않는거야, 영원히. 안 오겠지.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엔 울음이 터졌다. 나에게 말 걸던 사람은 등을 토닥여주며 위로의 말을 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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