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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나야기 테라

True End.

by 쩡만이 2021. 11. 24.

경계선과의 작별.


 

" 이대로 가다간 오래 지속 될 수 없을지도 몰라. "

 

계속 되는 이유없는 폭력이 계속 소중한 사람들에게 향하면서 거듭되는 후회. 계속 쓰던 일기장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다시 깨달았다. 난 정신병자였지, 병원에 약도 받은 적이 있던.. 하지만 계속 부정하고 아니라며 회피하면서 약을 받아도 버려버리고 난 괜찮다고 이기적으로 굴었던거 같다. 성인이고, 다 컸는데도 어린애같은 모습. 점점 나를 대하는 태도가 차가워지는건, 나한테 원인이 있었고. 그저 버려지는게 무서웠을 뿐인데. 그 감정만 전하면 되는데.. 죽을 정도로 패질 않나. 가두질 않나, 내가 내가 아닌 기분이였다. 조금이나마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때, 조용히 집을 나서기로 하였다. 눈이 훨씬 나빠지기 전에, 아무것도 볼 수 없을때는 이미 늦었을테니까. 방 문을 닫은채, 나를 도와줬던 선생님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사실 가끔 안부 문자를 보내라고는 했는데, 그럴 정신도 없었던 터라 미안한 마음도 든다. 다행히 받으시는 듯 하였고. 대화를 이어갔다.

 

" 오랜만이네~ 잘 지냈니? 도통 연락이 없어서, "

" 이런저런 일이 있었거든요, 혹시 한가하세요? "

 

지금 상태로는 나갈 수도 없을테니, 선생님의 도움을 빌려 스스로 병원에 입원하기로 하였다. 나중에 뉴스에 나오는거 처럼 강제로 입원 당하는거보단 낫지.. 라는 생각에, 집으로 오시기 전 남은 시간 동안, 시력이 굉장히 나빠지긴 했어도. 글씨는 손이 기억하지 않을까, 싶어서 메모장을 하나 찢고선 짧은 편지를 쓰기로 하였다. 제대로 써졌는지는 알 수 없어도, 내가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나간건 아니라고 전해두고 싶을 뿐이다.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스스로 이렇게 집을 나가는건, 그 여자에게서 도망치던 과거 이후론 두번째지. 그때는 생명의 위협도 느끼고, 강한 충격과 혼란에 휩싸여 그저 도망가야한다는 생각만 들어서 급하게 나왔으니까. 이렇게 다짐을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집을 떠나는건 처음일 것이다. 둘은 어떤 생각이 들까, 이러니까 영원히 집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난 단지, 지금 망가진 정신 상태를 올곧게 만들기 위한 작은 모험을 떠나는거 뿐이다. 그리고 벨소리가 울리는 전화기. 어느새 도착하신 모양이다. 조심히 더듬거리면서 밖으로 향하기로 하며, 이젠 흐릿하지만. 불이 꺼져있는 조용한 집안을 바라보며. 현관문을 열고서 밖으로 나갔다.

 

" ..다녀올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밖으로 나가 문을 닫으면서 중얼거렸다.) "

 

현관문 앞에는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부탁했기 때문에, 달라진 내 모습을 보곤 놀란 기색을 보이는 듯 하였다. 목소리 톤도 많이 컸고. 키도 좀 커진거 같다며 내 등을 토닥이셨다. 정말로 눈이 보이지 않냐며 묻는 상대, 보였다면 스스로 차까지 갔겠죠. 라며 대답하였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예전과 다른 까칠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그저 연약한 한 사람일 뿐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살아 갈 수 있는 약한 인간. 천천히 걸으면서 승강기로 향하는 발걸음, 안 본지 오래 지났으니 안부를 묻는 상대였다.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다, 외롭진 않았다. 라면서 안심을 시키곤 싶었지만. 눈이 보이지 않으니 이런 선의의 거짓말은 전혀 통하지 않겠지. 솔직하게 말하였다.

 

" 외롭진 않지만, 많이 힘들었고. 고생했죠. 정말.... 아니, 사실 지금도 외로워요. 마음이 공허해요. "

 

한 숨을 푹 내쉬면서 낮은 톤으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이것도 병이라면 고칠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였다. 약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았다는 것도 다 털어놨고. 조금은 꾸중을 들었다. 그땐 오기가 생겼었다는 말로 넘어가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꽤 진지한 모양이다. 이제 다 큰 어른인데도 아직도 어린애 같다며 그때랑 다른 점은 외관이랑 머리색 밖에 없는거 아니냐면서. 오랜만에 남한테 잔소리도 들어보고. 기분이 참 묘하면서도 나를 위한 쓴소리를 해준다는게 마음 한켠이 따듯해졌다. 어느새 밖으로 나와 차에 조심히 탑승 하는 둘, 그렇게 난 잠시 먼 길을 떠난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건, 필수가결한 일이였을테니. 자동차의 엔진 소리를 들으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니, 피곤이 몰려온다. 잠이 들려는 모양이다. 선생님이 나에게 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신은 몽롱해졌다. 어느새 스스륵 감기는 눈. 선생님은 내 상태를 보더니, 온화한 미소를 짓고선 말을 멈추셨다. 난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몸에 감기는 햇빛은 기분이 좋았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꿈을 꾸려나. 그건 알 수 없다.

 

" ....(몸을 젖힌채로 그저 잠에 빠져든 모습이다.) "


시간은 흘러 흘러 밤,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풍경이다. 겨울이 되가니 해도 빨리 저무니까 일어나는 시간이 빨라진다. 예전엔 겨울 안 좋아했는데, 이젠 겨울이 좀 좋아질 수도, 내가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그보다, 집이 되게 조용하다. 원래라면 수다떠는 소리라던지, 아니면... 좀 안 좋은 상황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는데. 정말 조용하다. 다 어디 나간건가?

 

" ..(이젠 몸 움직이는거도 익숙한지 천천히 일어나 자연스래 걷는다.) ...으음, "

 

혹시 몰라 그 여자애가 집 안에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자고 있네, 그보다, 원래 연인 사이라면 같이 자는 모습도 있을 법 한데. 테라는 너무 감추고 사는게 많다보니까 따로 자는건가. 여자애는 의의제기도 안하나? 하긴 거칠게 다루는데 뭐라고 할 방도도 없겠지 라며, 한 숨을 쉬고 테라 방쪽으로 가보는데. 평소라면 굳게 잠겨있을 문이 열려져 있었다. 까먹고 자면서 안 잠근건가? 라기엔 평소에 너무 꼭꼭 감추는게 많던 녀석인지라. 조심히 방 안으로 발을 딛는데, 책상에 있는건 종이 한 장이였다. 작은 메모지 같아 보이는데, 간격이 중구난방인 글씨체로 무언가 써져있었다.

 

" ..뭐지- 갑자기 나가서 미안... 나는..- (계속 읽다가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있었다.) ... "

 

갑자기 예고도 없이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사라진 너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행실을 고치기 위해 스스로 수감되겠다는 말은 좀 충격적이였다. 얼른 여자애가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이 사실을 알리기로 하였다.

 

" 야!! 일어나! 그만 자고!! (몸을 흔들며 상대를 깨운다.) "


정신차리고 도착한 곳은 그 병원일 것이다. 내가 가자고 했으니깐, 서서히 줄어드는 차의 속력. 선생님은 나를 부축하고서 내리는걸 도와주었다. 내 손을 잡은채로 정문으로 들어가, 입원 치료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심정이 복잡하다.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리기 까지. 몇년의 시간이 흘렀던걸까. 이미 왔어야했는데, 계속 피해를 주는거 보다야 이게 훨씬 나은 방법인데도 난 계속 망설였다. 내가 없어진 사이에.. 그 애들이 날 버리면 어쩌지, 이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에 네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서로를 믿으라는 말. 난 여전히 히메와 노라를 믿고 있다.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한 맹새, 계속 함께 있어준다는 위로의 말과 온기를 기억한다, 그 애들을 믿는다면.. 이런 의심의 싹은 짓밟아서 없애야한다. 망설이고 두려워 할 수록..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시간만이 늘어날 뿐. 힘들고 지쳐도, 믿어야한다. 얌전히 마음을 가다듬고. 원래 입던 복장에서 서서히 하얗게 물들어갈때. 몸에 닿는 낯선 감각이 전체를 뒤덮을때까지.. 이 입원복이 하얀색이라는 보장은 없겠다만,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 나름대로 그렇게 해석할 뿐이다. 진정을 취하기 위해 어디론가 데려가지는 내 몸, 눈이 보이지 않아 옆에서 선생님이 있어주었고, 힘든 결정을 내렸겠지만, 잘 해낼거라며 날 위로해준다. 그 말을 들으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어릴때 날 도와주신 고마운 은인이니까. 미묘한 공기와 향기. 코가 뚫리다 못해 쓰라린 약품 냄새가 나는거 같다. 처음 맡아본다. 올 일도 없을거라 생각 했으니까. 눈이 보이지 않으니 그저 날 이끄는 사람들과 향기, 촉각에 의존하여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 ...잘 가고 있는거 맞죠, (몹쓸 말이긴 하지만, 불안해서 그런지 질문을 던졌다.) "

 

담당의와 선생님은 그렇다면서 긍정을 표한다. 그럼 뭐, 계속 갈 수 밖에. 소리를 들으니, 승강기인거 같다. 작은 기계음성이 들렸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올라가거나, 내려가야하는 모양인 듯 했다. 사람이 붐비진 않고 그저 고요했다. 흐르는 적막. 그저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볼 뿐인 누군가의 손. 아마 선생님이려나. 처음 센터에 왔을때. 머리가 새 하얗게 되었다며 신기하다는 듯 머리를 자주 만지긴 하셨지. 몸이 느끼는 감각은,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였다. 올라가는 모양이구나. 도착하고 나서 들리는 음성, 문이 덜컹거리며 열릴때, 손이 이끌리는 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소지품을 전부 걷는다고 하길래. 사복을 반납할때도 아무 생각 없이 가져온 핸드폰이 있길래, 주머니를 더듬거리다 꺼내어 건내주었다. 머리에 차고 있는 핀도 빼달라길래, 더듬거리다가 꼽고 있던 핀 3개를 빼서 내밀었다. 이거 까지 꼭 뺄 필요가 있나.. 또 다른 물품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살펴보는 듯한 시선을 끝으로, 소지품 검사는 끝이 났고. 보호자 연락처를 적으라길래 선생님의 연락처를 적은 듯 하였다. 그 후, 일이 있을땐 연락이 안될 수 있으니, 다른 사람 또 있냐며 물어보는 선생님. 난 자연스럽게 둘의 번호를 말해주었다. 그리고 담당의에게 건내주었으려나. 보이지 않으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턱이 없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만 있는 나.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흐릿한 형체가 보이다가 안개가 낀 듯 사라질 뿐. 선생님은 이제 슬슬 가봐야할 거 같다며 내 손을 잡은채 나중에 시간이 되면 들릴게, 라며 작별인사를 하였다. 손이 서서히 놓이며 조금 초조한 기분도 들었다. 난 분명 나이는 어른인데.. 하는 짓을 보면 정말 어린애보다 더 미숙한거 같다. 그런 내 태도를 간파라도 한 듯, 꽤나 온화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담당의. 눈이 보이지 않으니 날 더욱 챙기는건지, 아님 원래 이런건지는 모르겠다. 일단 오느라 힘들었을테니 병원 침대에 천천히 눕혀주었다. 그리고 팔찌에 무언갈 채워주는데, 필요할때 팔찌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바로 호출이 온다고 한다. 일단은 먼저 가보겠다고 하며 자리를 뜨는 담당의, 난 그저 손만 작게 흔들었다. 버릇 없어 보였을려나. 푹신하진 않고 조금 딱딱했다. 이불은 약품 냄새가 나는거 같다. 병원이라 그런가, 보통 매체에서 다루는 느낌과는 다르다. 아니면... 진짜 보이는게 하나도 없어서 모든 정보가 차단되어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건가, 모르는게 약이다. 라는 말도 있으니까. 자동차에서 조금 잔 덕분인지 잠은 안 왔다.

 

" ...지루해,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할게 아무것도 없고, 대화할 상대도. 아무도 없다는 듯 공허한 공기만 감돌기에. 그건 더욱 빠르게 와닿았다.) "

 

지금 쯤이면.. 쪽지, 읽었으려나. 낮이니까.. 아직도 자고 있을 수도 있어, 노라라면. 히메는 뭘 하고 있을까.. 내가 어디 나갔을거라 생각하나.. 아니면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할까. 장보러 나갔나.. 노라가 또 시켰을 수도 있어, 조금 기분 상하긴 하지만.. 내가 없는 사이에 나쁜 일만 안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 방에 들어와선, 쪽지를 읽었겠지.. 일단 쉬자.. 쉬는게 맞는거 같아. 하지만 잠은 올 생각도 없고. 계속 머리 속에선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잔잔한 노래라도 듣고 싶은데.. 핸드폰도 압수당했고, 이어폰을 가져오지도 않았어. TV가 있다해도 난 볼 수 없으니. 소리만 듣겠지 뭐, 안에 가전제품이 있다해도 나한테 별 의미가 없다. 음성인식이 되지 않는 이상 내가 직접 조종해야하는데.. 이젠 힘드니까, 차라리 내가 사라졌다는걸 금방 눈치 채줬으면.. 글씨가 제대로 써졌으려나, 노라라면 알아볼 수도 있겠다만.. 미리 일기장을 다 숨겨놔서 다행이야. 어디있는지는 못 찾겠지, 기어코 찾아낸다면... 그건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 ...(잠은 안 오지만, 노력해보자. 의식이 서서히 끊길때까지 인내의 시간을 가진다고 생각하고선.) "


아직도 머리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갑자기 뭐? ...솔직히 머리속으로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말 없이 갑작스래 떠나면 우리는 어쩌라고, 난 여자애가 일어날때까지 흔들었고, 비몽사몽한채 일어나는 그 애를 바라보고선 몇초간 빤히 바라보며 기다렸다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였다. 간격이 엉터리로 중구난방 써져있는 쪽지를 보여주며.

 

" 테라 입원했어. (평소와 다르게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는 표정으로) "

 

자다 깨서 그런가, 제대로 말을 못 알아 들은거 같기애, 침대 쪽으로 쪽지를 던지듯이 놓고는 직접 읽어보라는거 마냥 얌전히 바라봤다. 말 없이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나한테라도 말할 수 있는거 아냐? 이 애한테는 차마 털어놓을 수 없어도. 나라면 뭐... 평소처럼 대해줄 수 있는데, 어차피 화풀이를 계속 해도 살아나고, 다시 꼬매면 움직일 수 있는 좀비니까, 인간이 아니니까. 입원하면 핸드폰이나 그런거, 못하려나. 지금은 밤이니까, 자고 있을 수도 있겠다만.. 그 애 특성상 밤에는 잠 안 올텐데, 올빼미형이라. 다 읽은 듯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자애의 모습이 보였다. 많이 당혹스러운 듯 흔들리는 두 색의 눈빛. 언제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저래서 안대를 쓰고 다녔다니.. 뭔가 기만 아닌가, 난 한 쪽눈이 안 보이는데. 테라가 의안이라도 구해줬다면~ 이 앞머리도 안하고 다닐 수 있었을거 같은데, 가끔 드는 생각이다. 어쨋든.. 놀란 여자애를 진정시키면서 난 평소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 ..죽으러 간 건 아니잖아, 나중에 나아지면 만날 수 있겠지. (등을 조심히 토닥여본다. 평소에는 만지지도 못하게 했으니.) "

 

연락이 닿게 된다면, 한 번 큰소리는 해줘야겠다. 미리 말해줘야지, 이렇게 사람들을 걱정시키고 떠나면 어쩌냐면서. 상태가 심해지고 악화된다면 계속 거기에 있어야할텐데, 그건 간과 안하고 그냥 간건가? 생각이 짧은건지.. 나름대로 뭔가 알면서 간건지~ 가끔은 테라가 어떤 애인지도 까먹게 된다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여자애를 위로하는거 뿐. 금방 나아지면 오겠지. 그나저나, 혼자서 간건가. 아. 그럼 죽었을 수도? ...말은 하지 말자.


경계선에서,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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