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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나야기 테라

악마 퇴마사 / 인간 엑소시스트

by 쩡만이 2021. 11. 11.


" 기분 나쁜 새끼... (혀를 한번 차면서 자세를 가다듬었다.) "

여기가 어딘지는 전혀 알 겨를이 없다. 끝 없이 뻗어져있는 무한한 공간과, 오자마자 나를 매섭게 감쌌던 불길. 사악하게 웃고 있는 저 앞에 있는 이형의 존재. 보자마자 직감했다. 절대 인간이 아니라고. 인간이 아닌 무언가. 저 붉은 눈과 날카로운 이빨은 악마에 가까웠다. 뿔 대신 높게 솓아있는 저 귀. 그 악마가 날 보면서 웃었다. 무지한 인간, 처지를 모르는 멍청한 녀석. 확실히 영화에 나오는 마법도, 불도 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임이 다름 없다. 그 힘에 굴복하여 무릎을 꿇기도 하고 도망치려는 시도도 했다. 하지만 그 악마는 날 절대로 내보내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계속 다가왔다.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하면서, 그럴 수록 내 안에 있던 무언가 계속 꿈틀거린다. 그냥 짜증났다고 하는게 편할려나. 내게 그저 남은건, 나무 토막을 줄로 엮어 만든 역 십자가 퇴마구. 수 많은 보이지 않는 악귀를 물리친 도구라고 하지만, 불을 쏘며 날아다니는 살아있는 악마는 절대 이길 수 없었다. 계속 내가 불리한 조건으로 이야기만 듣고 있는데, 억울했다. 울분이 터졌다. 다시 터덜터덜 일어나 퇴마구를 꽉 쥔 채로 그 녀석에게 말하였다.

 

" ..갑자기 끌고와서, 설교하는거. 기분 더럽거든? "

내 무거운 한 마디에 주변에 솟구치는 불꽃이 반응이라도 한 듯. 갑자기 내 주위를 감쌌다. 그 불꽃은 다쳤던 내 모든 상처를 치유해주었고. 통증 마저 잿더미 마냥 사라지게 만들었다. 불길이 주위로 다가왔음에도 뜨거운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이어서 말하는 상대의 말이 이상했다. 인간으로 보이냐는, 의미심장한 말. 그런건 나중에 신경써도 되지 않을까. 단지 여기서 나가고 싶은 마음 뿐. 그 기세로 나는 퇴마구를 두 손으로 높게 들어, 날이 아래로 향하게 하고선 바닥에 힘껏 내리 꽃았다. 그러자 보랏빛 불꽃들이 갈라진 균열을 따라 파도쳤다. 계속 꾹 눌러 바닥을 뚫을 정도로 힘껏 힘을 가했다. 그러자 온 공간에 금이 가기 시작하며, 갈라지는 소리가 전체에 울려퍼졌다. 고막이 터질 정도로 울려대는 소리. 급기야 부셔져 내렸다. 틈이 생기며 그 사이로 밖으로 향하는듯, 밝은 빛을 내뿜으며.

"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

 

당황한 악마의 모습. 그 마저도 잠시, 고개를 내리 깔고서 새어나오는 웃음을 보이다, 폭소를 하며 깔깔 웃어댔다. 이 상황이 그저, 놀이였다는 듯. 재밌었다는 말투로 나에게 천천히 다가온다. 기분 나쁜지 뒷걸음질 쳤지만. 눈 깜짝할 새에 앞에 있던 녀석은 뒤로 와 있는 상태였다. 나한테 바라는게 뭔지 알 수가 없다. 생각을 전혀 읽을 수 없다.


" 하하하하하!!! 역시 이름 값 하는구만, 너 말이야. (상대의 어깨를 탁탁 치며) "

 

소문을 듣자하니, 이 곳에서 엑소시스트 행세를 하며 사람들에게 의뢰를 받는 녀석이 있다고 들었다. 딱히 인간계에 올 생각은 없었지만, 이름을 들으니 흥미가 생겼다. 내가 알던 녀석이랑 똑같은 이름에, 생김새도 똑같았고, 마침 지금 뿔도 자라나 있으니까 거의 동일 인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순간적으로 여기 있던 마기가 그 녀석에게 흘러들어갔고. 그 힘으로 결계를 부숴냈다는 점에서도 놀라웠다. 물론 어디까지나 인간의 한계는 명확하다. 본래의 형체를 잃고서 변해가는 것. 혈기를 잃은 상대의 피부색과 자라난 뿔이 그걸 반증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 답지 않게 말을 건냈다. 하지만, 대화를 거부하는 듯 하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며. 가야한다고. ....

 

" 니가 어떤 놈인진 잘~ 알겠어, 성격도 완전 판박이고. ....그래, 가라. 가. (손을 휘저으며) "


- continue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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