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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타케이 노라

본심

by 쩡만이 2022. 4. 30.

" 야, 나야기 테라. "

오랜만에 불러보는 풀 네임이네. 이제서야 털어놓는다고 하지만, 꽤나 들으면 유리멘탈인 너로썬 충격 받을지도 모르겠다. 난 살면서 사람들에게 거짓말도 많이 했고. 인간을 증오하기 까지 한다. 그런데도 왜.. 너한테 살아나선 인간들과 살아가는 모순을 겪고 있는걸까. 앞으로 죽지도 않고 평생을 썩어 갈 운명이라면야.. 속 시원하게 털어내고 싶어.

" ...사실 나, 너 만날때부터 속인거 알아? "

첫 만남부터 난 거짓된 가면을 쓴 채였다. 그렇게 인연이 금방 끊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질긴 인연이 이어지고.. 별 상관 없는 사람들까지 만나며 비호감 이미지를 쌓아갔다는건, 오히려 너 때문에 내 인생이 꼬인거 같기도 하다.

" 나 사실 오컬트 관심 없어. 그거 그냥 컨셉 잡은거야. "

" 중2병도 전부 거짓말이야. 사람들이랑 거리 두고 싶어서. "

" 니 만났을때 부터 병신 같다고 생각하고 쳐 내려고 했어. "

" 맨날 웃고 장난 치는거도 다 거짓말이야. 그냥 너네 비위 맞춰준거라고. "

" 나 사실 사람 존나 싫어해. "

" 특히 너 같이 모순된 사람은 더 싫어해. "

" 지금 내 목소리 내는거도 다 컨셉이야. ...나 사실 이런 목소리 가지고 있다고. "

" 사실 날 살려낸거 존나 원망하고 있어.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뭘 고생해서.. "

" 딱히 그 여자애 구할 마음도 없었고 다 귀찮았다고..! "

" 니 집안 살림 해주는거? ...씨발 나라도 안하면 너희가 뭘 하는데!! "

" 내가 니 따까리야? 그냥 잊고 니 혼자 살지 그랬어!! "

" 맨날 쳐 울기만 하고, 자해질이나 하고.... 화날때 마다 나랑 걔 때리는거도 이젠 존나 짜증나.. "

" ...씨발, 차라리 대 낮에 나가서 타 죽고 말거야..! "

" 니 자살하는거 그냥 뒀으면..! 그냥.. 니가 죽었으면..!! "

" 그냥 나가 죽어 병신 새끼야!! "


한 번 언성을 크게 높히고선 호흡을 고르며 진정했다. 난 너에게 한 번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이제 생각하니.. 쓰레기는 나였구나, 넌 내가 진실된 친구라고 말하고 다녔겠지만, 이 쪽은 악연이였거든. 이상한 놈이랑 이끌려 다니고, 사람 비위 맞추느라 마음 고생은 다 내 몫이고.. 그러다가 어느 날 모르는 사람한테 살해 당하고 도와달라는 신호엔 늦게 반응하며 그저 죽은걸 보고 감정에 휘둘려서 울며 방관했지, ...신고는 왜 안 했어? 왜 아무도 내가 죽은걸 모르냐고. 협박이라도 당했나? 너가? 네 시선이 느껴졌다. 생기 없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미세한 떨림을 보이는 모습. 그래, 이게 내 원래 본성이야. 인간 혐오, 그 자체. 이제 날 때리려나? 아니면 가둬놓고 현실 부정이라도 하게? 이젠 필요 없다면서 낮에 날 밖으로 던지고 방치하려나? 자, 나야기 테라. 넌 어떻게 할거지?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한테 비수같은 말만 내 뱉으며 네 멘탈을 바스러지게 했는데? 이젠.. 뭐, 아무래도 좋아.

" ..알고 있었어. "

..뭐? 뭘 안다는거야, 니가 나에 대해서 도대체 뭘 아는데. 저걸 다 안다고? 하지만 네 그 얼빠진 면상은 네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는걸 증명하는거 같은데? 역시 사람을 안심 시키려고 자신의 살을 깎아내는건 여전하구나..!! 니 그런 연약한 멘탈과 자기 희생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 뭘? "

" ..내가 그걸 모르고 살려놨을까봐? "

" 하, 그럼 너 존나 헛수고 한거네! 내가 좋아해줄거라고 생각한거야? "

알면서 살린건 더 병신같네, 그보다. 어떻게 안거래? 나에 대해서 캐고 다녔나? 더 역겹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내가 중학생때 죽었는데, 내가 그렇게 연기를 못했나? 어라, 뭔가 좀 이상한데.. 죽고 나서.. 누구한테? ...어?

" 걱정마, 언젠간 꼭 날 진심으로 좋아해주길 바라니까. 네 가족 보다 더. 오래 붙어 있을게. "

" ..가족? "

" 길게 생각할 필요 없어, 여기가 네 집인걸. "

" 그리고 넌 내가 살렸으니.. "


라고 말하며 주머니에서 뭔갈 꺼내는 모습, 부적인데. 그걸로 뭘 하려ㄱ



...



잠에 들었던걸까, 머리가 개운한 느낌이다, 좀비니까 개운한 느낌을 받는건 좀 이상하려나. 으음, 시간을 보니 벌써 밤이 다 되어간다. 둘은 아직도 자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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