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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나야기 테라

동화, 그 후는 초월

by 쩡만이 2022. 6. 15.

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짐승 이하의 취급을 받는 존재가 아닌. 지성을 가졌으며,

이제는 그 이상이 될 고귀한 인물이란 말이다.

넌 내가 미쳤다고 말하겠지만, 이젠 그 반대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너에게 너무 무릎을 꿇고 순종하기만 했더니, 정말 내 자신의 의지는 없어져 가는거 같았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뇌리에 스쳐지나가 정확히 귀에 들려온다.

 

- 지금까지 괴로울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난 스스로의 시련을 더욱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고통을 두 배, 세 배 정도 받고 있었던 것이니까. 이 정도의 죄 값을 치렀다면 들릴 것이다. 그의 목소리가 천천히 내 귓 속을 파고 들어온다. 닿을때마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어 간다. 더럽게 물들여진 몸이라도 그의 말 한 마디가 나를 속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양 손을 모으고 손가락을 마디마디에 끼우면서 눈을 감고 숨을 들이 마실 때 마다...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눈에 보인다. 빛이 보인다. 저 멀리 있는 무언가 오라는 듯 손을 내밀고 부르는 것 만 같다. 그 계시를 제대로 받았는지 난, 밖으로 뛰쳐나가 성당으로 향했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내가 올 길을 맞이해 주었다.

 

" 자신의 운명을 뒤 바꾸어 신에게 근접한 존재시여, 오실 걸 알고 있었습니다. "

 

- 내 운명은 깨끗한 육체인 상태로 신에게 바쳐질 곡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 존재가 이젠 너희들 보다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신은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다. 차별이 없다는건. 내가 아닌 다른 녀석을 보내도 성립된다는 소리겠지. 난 이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이다. 난 착취 당하고 있을 정도로 하찮은 존재가 아니야. 인간.. 아니,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르는 선택받은 자라고. 그 시작이 산 제물로 시작했어도, 난 충분히 가능성 있던거라며. 광휘에 휩쓸린 듯 초점이 멀어가는 우리 어머니를 따라서. 그래, 신을 직접 영접하셨으니 눈이 멀었을지도 몰라. 그러니 여기에 남을 수 밖에 없던거겠지. 하지만.. 어머니는 어떻게 보면 거의 다 왔는데 그의 곁으로 가는건 실패한 모양이겠지.

 

" ..(새로운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이거.. 교주님이 입던 복장인데.) .... "

 

- 아, 그런가. 내가 새로운 자리에 올라서는 건가, 그럼.. 원래 있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간거지? 물어보려고 숨을 내쉬는 순간. 내 생각을 읽었다는 듯이, 그 분은 이제 태초로 돌아가셨습니다. 라며 이제 새로운 지도자. 구세주가 태어날 때라며 날 계속 치켜세워준다. 솔직히.. 이런 칭찬과 아부가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는다. 너희도 겉으로만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녀석들일 수도 있으니. 그걸 마음 조차 들지 않도록 내가 단단히 교육을 시켜줘야겠어. 태초라면.. 너 같은 녀석은 지옥으로 갔을지도. 내가 이도교에 빠진 시절을 완전히 까먹진 않았으니까. 넌 구세주의 자격 조차 없었어. 항상 욕망이 가득 찬 눈으로 우릴 바라봤겠지. 난 달라. 인자한 미소로 모두를 포용해 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갖췄으니깐. ...사실,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 착하게 순종하는것, 죄를 씻는 것에만 집중해서 내 성격을 망각했을 뿐. 내가 완전히 모를거라고 생각하면 병신들이지. 잠시 내가 속아준거라고 생각하라고, 하지만.. 내가 이 위로 올라왔다면 말이 달라지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자고 모두.


길을 잃은 어린 양들이여, 소년, 소녀, 어른, 노인들이여.

이 곳은 아직도 썩어 빠져있는걸 알고 있는가?

그 전에 있던 모든 죄를 속죄하고, 신의 곁으로 돌아가는 일이 머지 않아 올 것이다.

우린 그 때를 기다리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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