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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터 스토리

7.13 - 나를 농락하는 끝 없는 기념일 -

by 쩡만이 2022. 7. 13.

(생일 기념 아무글 : 고등학생 기준에서 써진 글)

 

또 한 해의 반이 조금 더 지나갔구나.

내가 태어난 날이라고 한다.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알 방법은 없다, 기억이 전부 날아가서 텅텅 빈 뇌에 그런 쓸모 없는 정보는 기록 되어있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 비극을 혼자서 집어 삼키고 잠시나마 유흥에 빠지는 것 뿐이다. 아무도 알리 없는 쓸쓸하고 고독한 기념일을 나도 모르는 척 눈을 감고 깜깜한 미래를 바라볼 뿐이다. 아무도 신경 안쓸테니까 굳이 밝힐 필요도 없어. 그저 우울의 늪에 잠기며 고독사를 오늘도 반복해, 자기 자신을 밑으로 떨어트리며 자존감부터 시작해 신체의 일부분을 나락에 맡기고 하나하나 바쳐가. 그렇게 이르게 되는 자살 행위를 오늘도 어김 없이 반복해. 비싸고 값 비싼 물질은 필요 없다. 물욕이 있는거도 아니고, 단지 달콤하고 언제 깨어날지 알 수 없는 영원의 안식을 내게 내려준다면 그게 제일 행복하고 좋을지도. 제일 받고 싶은 버킷리스트. 소망. 희망 사항. 자살 기도.

 

미래의 난 어떻게 되는걸까? 앞으로의 이 날을 기념하게 될텐데, 그때의 나는 웃으면서 태어난 날을 축복하고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저주하고 있는 삶일까나. 이 생명이 존중 받고, 드디어 가치를 발하는 날이 올까? 밝게 웃어본거도, 미소도 지어본게 까마득하다.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라면 그저 항상 날 혹사시키며 죽여왔구나. 비참하고 다시는 올라 올 수 없는 짐승의 삶이다. 인간보다 무능한 움직이는 시체, 난 도대체 뭐라고 정의 해야할까? 괴물? 악마? 내 정체성도 바로 잡히지 않은 상태로 소중한 시간과 나날을 낭비하고, 산소를 그저 호흡하고 가치 없는 기체로 내뱉을 뿐. 집에가면 다른 방식으로 죽는 방법을 연구하자. 무언가라도 해야겠어. 반으로 돌아가자.. 쓸모 없는 생각은 날 계속 구타하는거와 같은 고통이다. 머리를 뒤섞는 네거티브한 산성이 사고를 한 쪽으로 치우치게한다.

 

또 피해망상에 빠진 채 사람들이 가득한 공간으로 무거운 발 걸음을 내딛는다. 가만히 끝 쪽에 구석진 자리에 앉는다. 책상 서랍에 손을 넣어 마저 읽던 책을 꺼내려고. 하지만 내 기억에 없는 다른 물건이 먼저 내 손을 스쳤다. 확인하려고 꺼내본 그건.. 작은 상자. 아이보리의 색채를 띄고 있는, 뚜껑을 조심히 한 손으로 열어 보았다. 열어서 나온건, 가운데에 잘 정돈 되어 보여지는 목걸이와 키링. 그리고 구석으로 밀려난 작은 초콜릿과 함께 종이 쪽지가 같이 담겨 있었다. 누가 줬을련지는.. 뻔하지만 말이다. 나한테 이런 호의를 배풀어봤자 돌아오는건 날카로운 시선과 따가운 욕 뿐일텐데 왜?

 

라며,

 

목걸이가 맞는지 한 번 몰래 화장실에서 착용해보았다. 거울에 비쳐지는 악령은 비웃는다. 항상 그랬던거 처럼.

계속 되가는 비극 속에서의 유일한 희망은 너였을까.

 

- טאַקע נאָר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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