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 XX. XX
오늘은 얌전히 방 청소를 했다. 괴롭히지 않아서 다행이야.
여전히 그 애를 사랑하고 아끼기에 그들에게서 배운거 처럼 순종적으로 행동 중이다.
타인에게 친절을 배풀면 그 보답이 오기 마련인데.. 아직 많이 먼 모양이다.
날 보듬어주고 좋은 길로 이끌어주려 하신 어머니를 배신했으니 죄를 씻어야하는건 당연하다.
이것 또한 하늘에서 내린 시련.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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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경이 곤두세워지는 목소리. 익숙한 듯 낯설었다.
이를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아직까지 너에게 붙은 불결한 기운이 유혹하는거라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은색 십자가 팬던트를 새로 선물로 받았다. 신이 곁에서 항상 은총을 내려주시고 날 지켜줄거라며.
옆에서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어머니를 위해 앞으로의 길이 밝고 평온하길 빌어주었다.
나 또한 언젠간 눈이 멀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세상을 볼 수 있다는거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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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되는 착취와 분풀이에 몸이 지쳐갔다. 나 분명 하라는대로 열심히 따랐는데.
어질러진 방을 깨끗하게 치워내고, 술에 찌들어 집으로 들어온 널 부축해주는건 이제 익숙할 정도로.
항상 오빠는 잘못했으니까 이렇게 되는게 당연해. 라는 이유로 날 침대에서...
더 쓰고 싶지 않다. 그래도 내가 널 미워하는 일이 일어나진 않았음 좋겠어.
누군가를 증오하며 살아가면 악한 기운이 날 다시 좀 먹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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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학대 당하고 있지? 어머니는 항상 힘든 몰골로 성당에 예배하러 오는 날 걱정한다.
물론 내 모습이 보이지 않으시겠지만, 차라리 다행이야. 애써 목소리로 안심시킬 수 있다.
언젠간 신께 바쳐질 소중한 몸이니 잘 간수하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나오려는 뜨거운 눈물을 삼킨다.
사실 이미 너덜너덜하다. 싫다면 평생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네가 조금씩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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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은 대충 휘갈긴 글씨뿐이라 알아볼 수 없다. 드문드문 보이는건 험한 말 뿐이다.)
다시는 악마 숭배따윈 하지 않을테니 시련의 끝을 보여주세요.
언제까지 몸이 망가져야 전 모든 죄를 값을 수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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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취급 받고 싶지 않다
인격체 이하의 취급
짐승 취급 당하며 길들여지는 삶은 질린다.
내가 왜 성격을 더럽히면서 이상한 이도교에 심취했는지 이젠 이해가 된다.
이번엔 다른 방향으로 미쳐보겠어
이미 시련은 끝났을지도 모른다. 내가 어리석어 인지하지 못한거 뿐.
그럼 남은건.....
더욱 신에게 가까워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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