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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렐 월드/라이나

첫번째 제보자.

by 쩡만이 2021. 10. 30.

그와 알고 지낸 관계라고 한다.


" 이거 봐, 이거 봐! 뭐 왔다니깐요? "

 

그녀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뭐가 왔는지 보니. 내 SNS계정으로 DM이 온 것,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디가 La_Ina 라고 적힌걸 보니 라이나가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내용은 이러했다.

 

' 글 보고 왔어요, 타케이 노라랑 아는 사이인가요? 저도 그 사람을 찾고 있어요. 보신다면 답변 기다리고 있을게요. '

 

말투를 보면 노라를 알고 있다는 것 처럼 말을 하고 있다. 물론 난 이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디 사는지 조차 모른다. 일단은 난 답변을 가볍게 보냈다. 아는 사이 맞다고 하며, 통성명을 요구하였다. 보낸지 1시간은 넘게 지나 바로 읽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마저 그녀와의 이야기를 마저 한다. 아직까지도 나에 대해 의심을 풀지 않은 모양이다. 계속 날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운게 그 증거겠지. 갑자기 다짜고짜 용의자라면서 나를 아무도 없는 카페로 끌고 가, 내가 어디론가 못 가게 계속 지켜보기도 한다. 언제 주문했는지도 모르는 상대의 아메리카노. 시간이 꽤 지났는지 떠 있던 얼음이 많이 녹아있었다. 그녀가 나한테 한 질문은 이러했다. 최근에 일어난 살인 사건 현장에 왜 자주 들락날락 거렸는가, 왜 항상 사건이 일어나면 옆에 있었는가. 결백을 정말로 주장할 수 있는가. 목격자라면 본게 있는가. 계속 날 취조하면서 꼬치꼬치 캐 묻는다. 조금.. 아니, 많이 기분 나빴다. 정말 짜증이 났다. 내가 피해자인데. 누군지 다 알고 있는데. 아무도 내 말을 제대로 믿지 않는다. 단지 내가 그 산에 자주 다시 갔다는 이유로.. 내 친구가 죽었는데 죽은 곳 조차 명복을 빌기 위해 그 장소를 가는거도 허락되지 않는건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걸 눈치 챈건지, 타이밍이 좋았던건지. 그녀는 나에게 제안하였다. 그럼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말. 아는 걸 전부 말하고,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선 협조하라는 반 협박성의 말. 난 고민했다. 딱 보니까 어린애 같은데 이걸 해줘야하나? 하지만.. 한 편으로 그 여자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선 혼자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으면 좋겠지, ...근데 썩 믿음은 가지 않는다. 그 쪽이야 말로 설마 날 감시하기 위해 보낸 사이비의 일원일지 모르니까. 협조를 하기 전에 물어봤다. 그래서 너가 누군데? 하지만 그녀가 내미는건 의외의 물건이였다. 경찰 신분증. ....어린애 같은데? 왜? 그 말의 답변은 집안이 대대로 경찰 집안이라 어린 나이에 수석으로 졸업을 헀다나 뭐래나. 지금 다니는 학교는 그저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해 사건의 단서를 모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하며, 위조는 아닐까,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는데. 그걸 간파한듯, 설마. 날 의심하는거에요? 라며 당장이라도 집으로 데려가서 인증을 다 할 수 있다고 하는 당당한 표정. 어째선지 그 압도감에 설득당해버렸고,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수사의 첫번째 발걸음을 내 딛는다.

 

" ..이거 정말 소용 있는거냐? (상대를 바라보면서) "

 

" 증거는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얄팍하게 다가갔다가 재판에서 지면 어쩌려구요~? (팔짱을 끼며 미소를 짓는다.) "

 

그리고 그 순간 DM의 답변이 왔다. 침을 꼴깍 삼키며 조심스럽게 열어본 창.

 

' 제가 노라랑 자주 연락을 한 사이라서, 갑자기 행방이 묘연하길래. 혹시 아시는거 있으신가요? '

 

그 답변을 보고 나서 난 제대로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두번째 조력자.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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